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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여행/ㄴ Covid 19 우즈벡 생존기

우즈베키스탄 코로나 발생동향

by Michelle킴 2021.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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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초, 한 종교단체로 인해 우리나라에 코로나가 급격히 퍼졌던 당시, 태국에 머물고 있던 저희는 한주 한주 달라지는 뉴스를 통해 조금씩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계획했던 동남아시아 여행을 끝마치고 중앙아시아로 별 탈 없이 넘어갔습니다. 
한국이 난리통이고 유럽 전역에 서서히 코로나 19가 확산되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중앙아시아는 아직은 청정지역이었어요. 한 달간 정말 자유롭게 이동하며 여행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3월 11일, 키르기스스탄에서 버스로 우즈베키스탄에 도착을 했습니다. 긴장감이 감돌고 시간이 한참 걸리는 입국심사대를 보니, 그제야 이곳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라는 걸  느낄 수가 있었어요. 
코로나의 여파를 중앙아시아도 피해 갈 수가 없었던 겁니다. 

힘겹게 입국하고 보니..


알고 보니 3/1일부터 코로나 확산 국가에서 도착하는 사람들의 격리가 이뤄지는 것을 시작해,  3/8일부터는 아예 다발국가 국적자의 입국을 제한하는 것으로 조치가 확대되었던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중앙아시아에서 한 달을 머물렀음에도 저희 부부는 여권 검사를 30분 가까이 받아야 했습니다. (생김새가 숨길 수 없는 한국인이니 심사관들이 긴장하는 듯 보이더군요..)

검문 강화와 입국 강화는 이뤄졌지만 우즈베키스탄 내에서의 이동이나 제재조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미리 사둔 마스크가 있었지만 전혀 마스크 쓰는 분위기도 아니고. 
'우즈벡으로 넘어와서 다행이다~'라고만 생각하며 불편함 없는 여행을 하던 중! 3월 15일에 드디어 첫 확진자가 발생하고.. 분위기는 이때를 기점으로 확~ 바뀌게 됩니다. 

3월 20일부터 모든 항공,육상,교통편의 운행이 전면 중단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과 함께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기 시작하고, 약국의 손소독제는 동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강력한 제한조치와 이에 부응하는 우즈벡 사람들

코로나 첫 환자가 발생하자 우즈베키스탄에는 긴장감이 팽배해졌습니다. 국민 대부분이 이슬람교인  나라에서 종교행사를 제한하고, 모든 교육기관은 3주간 휴교에 들어가며, 나가겠다는 외국인을 제외하곤 우즈벡 국민의 출국도 아예 금지시켜버렸습니다.  
마스크 미착용자에게는 벌금을 부과하고, 65세 이상의 고령자들에게는 외출 자제 조치가 시행됨과 동시에 각 지방간의 이동도 막아버립니다. (덕분에 우리는 부하라라는 지역에서 두 달 넘게 은둔생활을 하게 되었고요..ㅠㅠ)  


3월 15일 첫 확진자가 발생하자 우즈벡 정부는 발빠르게 대책마련과 제재조치를 취하기 시작했고, 국민들은 의외로 묵묵히 따르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자국민 수송 특별기 계획도 부지런히 발표하고 의학 전문가 초빙을 하기 위해 한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는 등 코로나 확산을 조기에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4월이 되자 누적 확진자는 200명-> 472명->급기야 1300명대까지 이르게 됩니다. 
하루 확진자가 100여 명에 이르고 이웃나라도 확진자가 급증하자 항공편 중단과 도시 간 이동 금지도 계속되었습니다. 

인접국에서 입국하는 많은 자국민 확진자로 인해 극적인 감소세도 보이지 않자 4/30일부터 출퇴근 3시간씩을 제외한 모든 차량의 이동을 금지합니다.(07~10am / 5pm~8pm 이외의 시간대에는 무조건 뚜벅이로 다녀야 하는 거지요)  

다행히 신규 확진자가 조금 줄어 하루 평균  6-70명을 유지하는 5월이 되자 우즈벡 정부는 다른 방안을 내놓습니다.
감염 상황에 따라 지역들을 레드/옐로/그린 3개 존으로 구분해 지역 경제를 조금씩 살리기 위한 조치를 취하게 되는데요, 땅이 크고 지역 간의 거리가 있는 나라이다 보니 적절한 조치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시 간 이동은 여전히 금지하지만 14일간 신규 환자 미발생 지역에 해당하는 옐로 존은 택시, 호텔 등의 영업이 허용되고, 레드존은 포장, 배달 판매를 허용하는 등 지역별 차등을 주자 신규 환자가 대폭 감소하게 됩니다. 

경증환자가 80% 이상이고 확산세가 줄어들자 6/5일 드디어 격리 제한 완화 조치가 발표됩니다. 
많은 도시가 그린, 옐로 존으로 바뀌니 차량 운행시간도 6am~10pm까지로 연장되고 거리두기를 유지한 학원, 종교기관, 식당의 영업이 허가되었습니다. 
하루 확진자는 여전히 60~130명까지 들쑥날쑥이지만 지역별로 구분을 하고 제재를 달리하다 보니  지역 경제도 숨통이 약간 틔는 듯 보입니다. 
그리고 전구간 여객철도의 운항도 6/15일에 재개되어 우리는 지긋지긋한 부하라에서 수도 타슈켄트로 마침내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2차 유행

6월 중순, 한국이 모범국가로 분류되고 우즈벡 상황도 나아지는 듯 보이자 닫혔던 국제 항공노선의 운항도 재개되었습니다. 
정기 편이 아닌 외국 공관 직원, 병원 치료 목적, 우즈벡인의 학업, 취업 등의 목적에만 허용되는 것이지만 왕래할 수 있는 국가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였습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전 세계를  그린/옐로/레드 국가로 구분해 격리 면제, 14일 자가격리, 지정시설 격리로 구분이 명확하게 되었습니다. 
급하고 강하게 조인 몇 달간의 제재에 지친 탓인지, 숨쉬기조차 힘든 우즈벡의 한여름 날씨에 마스크를 벗어던진 사람이 많아져서 인지,,7월이  되자 확진자수가 급증하기 시작합니다. 
4월보다 훨씬 많은 확진자 수에  2차 유행임을  실감한 우즈벡 정부는 제한 조치를 강화합니다.

8월 초에 있을 우즈벡의 명절 기간이 가장 큰 고비라 여기고  전국을 위험지역으로 상향 조정해 노인 외출 금지, 식당, 학교, 대중교통 및 차량 이동을 제한하는 등 전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대통령과 장관의 읍소 역시 방송을 통해 여러 차례 볼 수 있었고요. 
그 결과 8/2일 하루 확진자 최다 774명을 찍은 후  9월 초까지 한달동안 드라마틱한 하향곡선을 그리게 됩니다. Thanks god~! 

 

 

 

 

3차 유행이 오지 않기를.. and 백신이 빨리 보급되기를..


다른 대륙보다 조금 늦게 시작된 코로나지만, 짧고 강렬하게 휘몰아친 두 차례의 대유행을 우즈베키스탄은 주변의 그 어느 나라보다도 잘 대응하고 열심히 싸운 것으로 보입니다. 
9/5일 우즈벡 정부는 비로소 격리 제한을 완화하고, 10월부터는 국경을 개방해 철도, 항공편을 통한 출입국을 재개했습니다. 
마스크 착용은 여전히 의무화하고 있지만 학교는 대면 수업을 시작하고, 시장, 식당 등 대부분의 영업장은 예전과 같은 모습을 찾은듯한  분위기예요. 11월부터는 PCR 음성 확인서를 소지한 자들의 입국이 허용되어서 한국에서 온 여행객, 사업자들의 소식도 심심찮게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혹자는 감염자 수가 보건부 통계수치보다 3배 이상 많다고도 하고, 관광수익을 위해 입국 개방을 너무 서둘러했다고도 하지만..우즈벡의 코로나 사망율은 다른 국가에 비해 아주 낮은 수치인 0.8%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민 평균 연령이 29세인 젊은 나라이다 보니 걸렸다가 털고 일어난 사람들도 많아서 집단면역이 의외로 빨리 이뤄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환자용 센터 수를 대폭 줄일 정도로 응급 콜과 확진자수가 줄었다는 점에서 우즈벡 사람들은 이제 안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현재 하루 확진자는 30~5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이곳 역시 추운 겨울 날씨라 안심할 순 없지만, 부디 이 상황이 악화되지 않으면서 안전한 백신이 보급되었으면 하는 맘이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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