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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여행/ㄴ Covid 19 우즈벡 생존기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버스, 지하철 타기

by Michelle킴 2021.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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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은 '마슈르트카(Marshrutka)'라는 미니버스입니다. 
20명 남짓 탈수있는 이 작은 버스는 중앙아시아 전역과 코카서스 국가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되고 있는데요, 우즈베키스탄 역시 어느 지역을 가던 이 마슈르트카를 볼 수 있습니다. 

 

마슈르트카 
  지방 도시에서는 이렇게 당나귀를 타고 다니는 주민들의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사마르칸트와  부하라 같은 지방 도시에선 택시와 마슈르트카를 이용해서만 다닐 수 있지만, 수도인 타슈켄트에선 버스와 지하철과 같은 다양한 교통수단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늘은 편리하고 저렴한 버스와 지하철 이용하는 법에 대해 포스팅해보겠습니다.  

타슈켄트의 지하철

타슈켄트의 지하철은 1977년 중앙아시아에서 최초로 개통된 지하철입니다.   

 

     

이후 카자흐스탄이 알마티에 지하철을 지음으로써 중앙아시아 유일이라는 타이틀은 잃었지만, 무려(?) 4개의 노선에다 탁월한 내진설계를 적용했다는 점, 유명 조각가와 화가 등이 디자인에 참여했다는 점 등에 자부심을갖고 있지요. 
게다가 역 내부가 화려하고 웅장해 역마다 다른 테마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멋진 지하철역을 2018년 6월 전까지만 해도 사진에 담는것이 불가능했다는 게 믿어지시나요? 
타슈켄트의 지하철역이나 대통령궁, 관공서들이 있는  거리의 건물 촬영은 몇년 전까지만 해도 금지됐었는데요, 당연히 거리와 지하철역 촬영이 가능하리라 생각한 수많은 여행자들이 이 때문에 경찰에게 카메라를 압수당하거나 벌금을 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지하철역의 역무원과 경찰들이 정말로 친절하고 사진기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2018년 2월부터 우즈베키스탄은 30일간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게 됐구요, 이때를 기점으로 많은 것이 빠르게 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현재 지하철은 3호선까지 개통되었고 순환선이 연장 건설중에 있는데요, 구 소련 시대에 지어진 지하철이라 1호선 라인은..

  

이렇게 오래된 모습이지만...
3호선 유누서버드 라인은 깨끗하고 나름 신형입니다.  

  

차비는 1400숨..우리돈으로 150원 정도예요. 정말 말도 안 되게 저렴하지요. (여행국가들 중 우즈베키스탄은 대중교통비가 가장 저렴한 나라였습니다) 

2020년 중반까지는 지하철 역에서 동전만한 플라스틱 토큰을 투입구에 넣고 타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다가 2020년 9월 1일부터는 우리나라와 같은 충전식 교통카드만 사용할 수 있다는 발표가 났습니다.
지하철 매표소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이 교통카드 비용은 15,000숨인데 카드 자체 비용 10,000 숨에 5,000 숨의 교통비가 포함된 형태입니다.    

 

    

이 카드로 지하철과 버스 모두 요금 지불이 가능합니다. 
우리나라에서처럼 무료환승 같은 방식은 없기 때문에 지하철에서 버스로 갈아탈 경우 차비를 또 지불해야 합니다. 
버스는 아직 현금 지불과 카드 지불이 둘다 가능하지만, 곧 지하철처럼 교통카드 만으로 지불하게 할 방침이라고 하니  타슈켄트에서 대중교통을 경험하시려면 꼭 이 카드를 구입하세요. 

시내버스 이용하기

  

시내버스는 생생한 현지 체험을 하기에 좋은 공간입니다.  

장을 보고온 아주머니들의 수다 떠는 모습과 가방을 멘 십대들, 귀여운 모자를 씌운 아기를 무릎에 앉히고 가는 부부 등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이 이방인에겐 재밌고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노인과 여성에게 자리를 부지런히 양보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름답고, 멋을 한껏  낸 젊은 우즈베크 청년들의 패션 트렌드를 코앞에서 파악할 수 있어서 재밌었습니다. 
신기하게 바라보지만 하나같이 따뜻한 시선이어서 우리는 버스 타기를 무척이나 즐겼던 것 같습니다. 

처음 한달간은 택시만 이용해 다녔었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장기살이에 접어드니 매달 지출되는 택시요금을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숙소 바로 앞에 버스 정류소가 있으니 1400 숨의 저렴한 버스를 외면할 이유가 없죠. 

목적지로 향하는 버스 번호를 찾는 것은 예상외로 수월했습니다. 

▪️구글 맵을 이용할경우,   

    

위와 같이 목적지를 치고 (장소명을 모를 경우 지도 화면을 확대하고 움직여서 목적지를 대충 지도에서 선택하면 됩니다.)

 보이는 버스 중 하나를 클릭하면 상세 루트와 시간, 비용 등이 안내됩니다. 
[ 참고로 표시된 소요시간보다 실제 시간은 대부분 더 짧게 걸립니다. ]
먼 거리의 예상시간이 1시간 15분이라고 떠도 50분 이상 걸린 적이 없을 정도예요. 
소요시간은 정확치 않은 편입니다. 

▪️중앙아시아에서 많이 쓰는 앱 2GIS 를 이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구글맵과 마찬가지로 목적지를 치면 버스별 소요시간과 경로가 표시됩니다. 
정거장 표시도 점으로 되어 있어서 내릴 때도 쉽게 알아서 내릴 수 있어요. 

 

 
2GIS 사용법

 

타슈켄트는 버스 노선이 다양하고 앱의 안내가 꽤 정확하게 업데이트 되어 있어서 이 두 앱으로 잘 다녔습니다.
간혹 버스 타는 정류장 위치와 버스 번호는 앱에 나와 있지만, 막상 정류장에는 버스 번호가 빠져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땐 주로 앱이 옳더라고요. 
버스 정류장의 번호판을 수정하는 일처리는 느리지만 의외로 구글맵과 2GIS 가 정확해서 타슈켄트 전역을 버스로만 다닐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버스 정류장 모습
  문이 세개인 버스도 있고 앞뒷문만 있는 버스도 있습니다 

 

타슈켄트에는 녹색의 신형 시내버스 외 마슈르트카 역시 시내버스 역할을 합니다. 
타슈켄트 중심부에서 약간 떨어진 동네의 사람들은 주로 마슈르트카 버스를 마을버스처럼 타고 이동을 하는데 이 역시 저마다의 번호와 목적지가 적혀있어요. 
대형 녹색버스들보다 훨씬 아담한 이 마슈르트카 요금이 조금 더 비싸서 놀랬던 기억이 있네요. (그래 봤자 2,000숨(약 220원)정도입니다만.) 

 

버스는 주로 뒷문으로 승차하고 요금은 가는도중 차장이 받아가는 방식입니다. 
차비를 내면 종이티켓을 찢어주는데 간혹 티켓을 주지 않는 차장도 있어요. 
왜 안주냐고 물어보면 자기가 다 기억하고 있으니 걱정 말라는 제스처를 취합니다. 승객이 너무 많지 않으면 대충 얼굴 보고 요금 받은걸 기억한다는 뜻이겠지요. 
하긴, 우리나라도 70년대 그 많은 승객의 요금을 빠짐없이 받아내며 "오라이!"를 외치던 위대한 차장 언니들이 있었으니까요. 

 

 버스비를 받는 차장(좌)/ 요금을 내면 주는 종이 티켓(우)

 
차장이 없는 버스도 있는데요, 이럴때는 당황하지 말고 내릴 때 버스 기사에게 지불하면 됩니다. 
우즈벡 버스 기사님들은 운전하면서 거스름돈까지 계산해서 주는 능력자들이에요. ㅎㅎ

 



이상 지하철과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설명은 길어졌지만 막상 시도해보면 별거아니라 생각될 정도로 쉽습니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사람 사는 곳 다 똑같고, 대중교통도 다 거기서 거기라.. 휴대폰 앱만 있으면 어디든 잘 다닐 수 있는 곳이 타슈켄트입니다. 

시간 여유가 된다면 대중교통은 꼭 한번 경험해 보시라고 말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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