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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여행/카자흐스탄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알마티로 떠나는 여행

by Michelle킴 2021.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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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이제 우리는 어디로 떠나는 거야?"   
107일간의 동남아시아 여행이 끝나갈 즈음 J가 물었습니다. 
(참고로 이번 여행의 행선지와 일정은 전적으로 제가 담당했기 때문에 J는 말없이 따라야만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음하하핳~)
"응~ 중앙아시아로 날아갈 거야! 넘 기대되지 않아?" 
유럽으로 가기 전, 봄을 맞을 많고 많은 나라들 중에 이름도 생소한 'OOO스탄..' 이런 나라들을 간다고 하니 J는 적잖이 충격을 받은듯 했습니다. 
스탄국이라 하면..위험한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정도만 떠올렸던 J에게 우리가 중앙아시아를 거쳐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에는 시간이 조금 필요했습니다. 

사실 유럽을 가기전 아프리카 대륙을 거치거나, 네팔, 인도를 거쳐 가는 여행자들이 상당수지만, 그 나라들은 다음 계획으로 잡고 싶었거든요. (네~일정을 길게 잡고 돌고 싶었습니다.)
물가 저렴하고 먹거리 풍부한 태국에서 황제처럼 지내다가 막상 겨울 끝자락인 중앙아시아로 넘어가자니 슬슬 두려움이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중앙아시아는 여행 인프라도 좋지 않고, 여행 정보도 많이 부족합니다. 

가장 걱정되는 점은 영어가 먹히질 않는다는 점입니다. 태국 출발 일주일을 앞두고 J와 함께 러시아어 표기체인 키릴 문자 벼락치기 공부에 돌입했습니다. 

(중앙아시아 여행하시려는 분들은 이 키릴 알파벳만이라도 꼭 암기해 오세요!ㅠㅠ) 

 

 

 

 > 키릴문자. 러시안 알파벳이라고도 합니다.<

 

 

 

부랴부랴 겨울 패딩 하나 사고, 키릴 문자 벼락치기로 외워서 꿈만 같았던 동남아시아의 여정을  끝내고 카자흐스탄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2020년, 2월 14일. 카자흐스탄 알마티로 향하는 날은 때마침 '밸런타인데이'이자.. 코로나 19로 한국이 떠들썩할 시기였습니다. 
2월 초부터 태국 역시 코로나로 인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하고, 여기저기서 해외여행을 취소하는 모양새였어요. 
밀려오는 쓰나미를 피해 도망치는 사람처럼 우리는 중앙아시아로 날아갔습니다. '그래도 계획했던 동남아 여행은 잘 마쳐서 다행이야' 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요. 

에어 아스타나 첫 경험

 

 

 

 

 

 

처음 이용해 보는 에어 아스타나는 좌석도 널찍하고 깨끗한 신형 비행기였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항공사라 저가항공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타자흐스탄의 국영 항공사라고 하네요.

안대, 이어폰, 목베개, 슬리퍼 등이 든 어메니티 키트도 맘에 들고, 기내식도 훌륭했습니다. 
게다가 밸런타인데이라고 센스 있게 초콜릿, 사탕도 제공하니 맘속 평점이 마구마구 올라가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평이 아주 좋은 항공사였습니다. 담에 항공편을 예약할 때 에어 아스타나를 보게 되면 아주 기분 좋게 예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생각보다 넘 괜찮았던 에어 아스타나 기내식과 어메니티< 
  저 아래로 눈 덮인 카자흐스탄이 보이네요. 

 

 

 

알마티 공항에 착륙한 비행기가 웬일로 승객을 내리게 하지 않습니다. 

한참을 기다리니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우르르 올라와 승객 한 명 한 명씩 발열 체크하며 묵는 곳을 쓰라고 종이를 나눠주네요. 
나름 코로나 청정지역인 중앙아시아지만 이제부터는 외지인 입국에 신경 쓰는듯한 모습에 살짝 긴장하게 되더군요. 

 

 

 

 > 내리기전 기내에서 발열체크를 하네요.<

 

 

 

공항 내 환전소에서 소액만 환전 후 (동남아에서 느끼지 못했던) 싸늘한 공기와 바람을 느끼며 예약해둔 호텔로 이동하는데.. 기분이 정말 묘합니다.  
겨울 막바지라 거리엔 얼다 녹다를 반복한 눈더미가 보이네요. 양볼을 스치는 찬 바람은 왠지 모르게 한국의 그것과 무척이나 닮아 있습니다. 
호주에서 15년이 넘게 맡지 못했던 한국의 바람, 한국의 겨울 냄새를 이곳 카자흐스탄에서 맡게 되다니. 놀라움과 동시에 괜스레 눈물이 날 것만 같았습니다. 
한국과는 먼 거리지만, 중앙아시아도 아시아이긴 한가 봅니다. 호주 어느 지역에서도 맡지 못했던 한국의 겨울 냄새를 이곳 카자흐스탄에서 맡게 되네요. 

 

 

 

>두툼한 패딩차림의 아이들 & 알마티 거리모습<

 

 

 

추워서 숙소로 서둘러 이동하면서도 왠지 모를 안도감과 친근감이 느껴지는 알마티였습니다.  
택시를 잡을 때 도움을 주려한 경찰 아저씨들도, 지도를 부여잡고 열심히 동네 설명을 해주시던 호텔 프런트 아줌마도, 모두 친절하고 고마웠습니다. 
짐을 풀고, 몰랑몰랑하게 녹아든 가슴에 미소 띠며 허기진 배를 채우러 숙소를 나선 순간.. 우리의 멘탈과 가슴은 급속 냉각 모드로 진입하게 됩니다. 
까막눈의 충격 때문에요. ㅠㅠ

밥 먹기 이리 힘들 줄이야..

 

호텔에서 분명히 이리이리 가면 이런 식당이 있고 저런 식당이 있을 거라고 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질 않습니다.
간판은 죄다 러시아어로 적혀있고 간판없는 곳도 허다하니 들어가 볼수도 없고..답답해서 미칠 지경입니다. 러시아어 간판을 더듬더듬 읽어봐도 무슨뜻인지 당최 알 수가 없습니다.(까막눈이 이리 무섭습니다ㅠㅠ)
결국엔 아무나 붙잡고 물어봤지만 모두 아니라며 고개를 젓습니다.
호텔측에선 나름 좋은 곳을 소개해준다고 알려준 것 같은데, 모두 문 닫거나 이전한 것 같았습니다. 폰에 설치한 지도 앱에 나온 식당들 조차 업데이트가 안돼서 정보가 엄청나게 다르다는걸 이 날 깨달았지요.

초저녁이라 여유있게 식당을 고를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도로는 왜 이리 넓고 건물들은 왜 이리 큼지막한건지, 정말 ‘식당 찾아 삼만리’가 따로 없었답니다.
집앞에 길거리 음식, 식당이 숱하게 깔린 태국에서 있다가 정반대의 곳으로 오니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더군요.

다행히 맛집 레이더 J의 활약으로 헤맨지 거의 한시간 만에 동네 맛집을 찾아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배를 채우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여긴 하드코어다! 앞으로 만만치 않겠어!!’

 

 

 

다행히 맛집에서 배를 채울수 있었습니다
알마티에서 인생 ‘도니에르’를 만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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