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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여행/캄보디아

캄보디아 씨엠립 숙소 바꾸기 - 럽디 게스트 하우스

by Michelle킴 2020.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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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엠립에는 5성급 고급 호텔부터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까지 다양한 종류의 숙박시설이 있다.  우리는 씨엠립에서의 일정을 8박으로 잡았는데 한 숙소에 오래 머물기엔 지겨울 것 같아 중간에 숙소를 체인지하기로 했다. 

사실 씨엠립에 있는 호텔들은 비치나 숲 속에 위치한 스타일이 아닌 시내 쪽에 지어진 형태라, 호텔 정원이 예쁘지 않는 한 뷰는 볼 게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씨엠립에 오는 여행객들은 대부분이 앙코르와트를 보러 오기 때문에 대부분 바쁜 일정을 보낸다. 해 뜨면 바로 유적지 관광으로 시작해 해진 후에는 펍 스트리트에서 식사와 휴식을 취하기 때문에 호캉스에 적합한 높은 등급의 호텔들 보다는 저렴한 호텔과 게스트 하우스들이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첫 번째 숙소는 펍 스트리트와 가까운 호텔로 잡았기 때문에 두 번째 숙소는 다른 동네에서 놀고 싶어 졌다.  그래서 찾은 지역은 씨엠립 강 건너편. 씨엠립 시내는 크지 않아서 강 건너편이라고 해도 펍 스트리트와 도보로 겨우 10분 거리지만.. 그래도 거리 분위기와 식당, 카페 등이 달라지니 이 또한 흥미롭다.        

우리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강추했던 ‘럽디 게스트 하우스’에서 머물기로 했다. 
호텔에서 머문것 보다 만족도가 높았다는 후기가 엄청 많고, 호텔 부럽지 않은 수영장과 그 옆에 같이 운영하는 분위기 있는 Bar를 겸한 레스토랑까지, 여유롭게 푹 쉬고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라는 소문에 끌렸다. 
다인실을 경험해보지 못한 우리에게, 젊은 여행자들의 쉼터 같은 이미지가 있는 게스트 하우스는 사실... 로망과도 같은 곳이었다.  

 

 

럽디 게스트 하우스 (사진: lubd.com)

 

 

럽디 게스트 하우스 (www.lubd.com )는 
씨엠립 외 태국, 필리핀에도 지점이 있는 체인형 게스트 하우스인데 인기가 높아 지점을 점점 더 늘리는 추세다.   
우리는 체크인 시각보다 두시간 이른 12시에 도착, 얼리 체크인을 부탁했으나 정중하게 거절당했다. (다인실을 예약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다인실 청소시간이 칼같이 12시에서 2시 사이였다.) 그래도 짐 보관을 부탁하니 번호택까지 달아주며 보관해 준다. 

리셉션에는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 답지않게 직원이 굉장히 많다. 서류작성 등 설명 꼼꼼하게 해 주고 체크인 시각까지 기다리며 쉴 수 있는 휴게실까지 안내해 준다. 
TV에 에어컨도 빵빵하고, 편한 쿠션을 침대 삼아 잠시 눈 붙이고 일어나니 체크인 시간이 되었다. 

우리가 묵었던 방은 10인 도미토리 룸인데 하루에 일인당 $6, 혼성룸이다. 
여자들만 가능한 ladies 10인 도미토리 룸도 있고 더블룸, 4인까지 가능한 패밀리 룸도 있고.. 의외로 룸 선택의 폭도 넓다. 
게스트 하우스치곤 엘리베이터까지 있는 높은 건물이다 했더니..우리같은 다인실 빼곤 다 위층에 있어서 나름 숙박객 분리가 되니 어수선하진 않다.   

 

드디어 입실!  
다인실인데도 깔끔하고 이쁘고 넓직하다. 침구류도 너무 깨끗하고 옷걸이와 26인치 캐리어까지 들어갈만한 큰 사물함까지..(단 자물쇠는 없기 때문에 개인이 준비해야 한다) 
음.. 도미토리룸이 인기가 있는 이유가 있구먼!
혼성 룸이라 그런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것인지 커튼이 침대의 3/4 정도만 가려진다. 
생각보다 복작대지도 않고, 수건도 매일 갈아주고, 모기 등의 벌레도 전혀 찾아볼 수가 없고.. 우리는 벙커 베드에 첨 올라간 아이들처럼 신이 났다.  

 

 

  

 

샤워룸을 보기위해 나서니 복도마다 설치된 정수기가 보인다. 물 사기 귀찮았는데 시원한 물을 매번 리필할 수 있다니.. 의외의 서비스가 만족도를 더욱 높여주는구나!

샤워실은 남녀 따로 분리돼 있는데 각각 화장실 따로, 샤워칸 따로, 세면대도 따로 있다. 
코인용 세탁기와 헤어드라이어도 구비돼 있고, 가장 맘에 든 점은 항상 향기로운 냄새와 편안한 음악이 잔잔하게 흘러나온다는 점이다. 
다인실 사람들이 쓰는 공용실이라 불편하지는 않를까 했지만 지내는 동안 결코 기다려야 한다거나 불편하지 않았다. 


 

 

  

 

럽디 게스트하우스의 인기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수영장이라 할 수 있는데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 답지 않게 근사하다. 
별도의 수건도 빌려주기 때문에 따로 룸 타월을 갖고 나오지 않아도 된다. 
함께 운영하는 바에서는 간단한 식사와 술을 사 먹을 수 있어서 아침저녁으로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여기까지 보면 장점만 있는 곳 같겠지만 그렇진 않다. 우선 소문이 많이 나서인지 숙박객이 너무 많다. 특히 서양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이들은 밤낮없이 마시고 떠든다!
개념 없는 애들도 많아 새벽 두세시에도 목소리 톤 다운 없이 수다를  떠는 통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에서 음주와 수다를 즐기는 타입의 사람들에게는 괜찮을지도 모르겠지만 우리 타입의 숙소는 아니라는 걸 곧 깨달았다.  

방에서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해 우리는 눈밑에 다크서클이 점점 쌓여갔다.  
우리는 절대 다른 사람들이랑 못 자겠다. 다음부터는 트윈룸만 예약하자~” 

J와 내가 이틀째 아침에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뱉은 말이다. ㅠㅠ

 

 

 

 

 


한밤중에 수십번 방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누가 불을 키더라도, 술기운에 업된 서양애들의 까르르~키득키득 소리가 밤새 들리더라도, 
간신히 잠 들만 한 시각 새벽 네시에 일출 보러 가려는 옆 침대 사람이 부스럭거리더라도..
굳건히 꿀잠 청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다인실은 괜찮은 곳이지만, 우리처럼 예민한 사람들에겐 엄청 불편할 수 있으니 다인실 예약은 신중해야 할 것 같다. 
(이 문제는 럽디 게스트 하우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인실 숙박의 가장 큰 불편함이라고 말해야겠다.)

그 외 얼리 체크인, 레이트 체크아웃이 불가능한점, 한산한 시간(대략 밤 8시 이후) 외에는 야외 풀장에 사람이 너무 많다는 점, 방에 에어컨이 종일 틀어져 있어도 습기가 많아 침구류가 금방 눅눅해진다는 점이 단점으로 기억된다.  

씨엠립 숙소의 관광객들은 유적지 탐방을 위해 일정을 일찍 시작하고 바쁘게 움직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에서 만나게 되는 관광객들과는 조금 성격이 달랐다. 
젊은 여행객이 많고 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의 여행객은 많지 않다 보니 자연히 게스트 하우스의 인기가 많지만, 조용히 여유롭게 쉬고 싶다면 호텔이 나은 것 같다. 

그래도..잔잔하고 편하지만 뻔한 분위기의 호텔에서 벗어나, 활기 넘치는 게스트 하우스에서의 숙박은.. 불편함은 있었지만 색다르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아마도 '럽디 게스트 하우스'는 이번 장기 여행에서 우리에게 처음이자 마지막 다인실 숙소로 기록될것 같다. 앞으로의 남은 여행을 위해 잠자리의 중요성을 깨달은 우리로선, 다인실 경험은이 한 번으로 족하다. 
그래도 그 경험을 "럽디"에서 하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만큼 괜찮은 곳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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