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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여행/캄보디아

씨엠립- 톤레삽 호수 수상마을과 선셋투어 / 캄퐁플럭 맹그로브 숲

by Michelle킴 2020.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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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엠립의 볼거리는 단연 앙코르와트라 할 수 있겠지만 또 다른 명소를 얘기하자면 톤레삽 호수를 빼놓을 수가 없겠다.

톤레삽 호수는 길이 150km, 너비 30km로 아시아에서 가장 큰 호수인데 캄보디아 국토 면적의 15%를 차지할 만큼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메콩강에서 흘러나온 황톳빛 물은 해 질 녘에 호수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는데 이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석양으로 물든 톤레삽 호수

 

우리는 툭툭을 타고 톤레삽 호수의 일몰을 관람하기 위해 선착장으로 향했다.   
비포장도로를 달려 도착한 선착장 매표소에서 툭툭 기사 “티”의 도움을 받아 선셋 투어용 표를 1인당 20달러에 구매했다.
티와는 일몰감상후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다시 선착장에서 만나기로 하고 배를 1분 정도 기다렸을까...여러 명이 타고 가는유람선 정도로 생각했는데 웬 아줌마가 따라오라며 손짓을 하더니 자기 배에 우리만 태우곤 그냥 출발한다.
열댓 명 탈만한 작은 규모의 배들은 사람들이  더 모일 때까지 기다리는게 아니라 그냥 바로바로 출발하는 식인 것 같다. 

 

배는 톤레삽 호수의 수상가옥 마을을 지나가는데 난생처음 보는 수상가옥들은 흥미롭고 신기한 곳이지만 왠지모를 애잔함을 안겨준다. 
마을 주민들은 주로 베트남 전쟁 당시 피난 온 베트남 인들인데, 전쟁 후 베트남 정부가 받아주지 않아 캄보디아 정부의 허락하에 평생을 물 위에서만 살아야 하기에 고달픈 삶을 살고 있다. 캄보디아인들이 입을 모아 최고 빈민촌이라 말하는 이유가 있었다.  

고기잡이와 관광객을 배로 실어 나르는 게 주된 돈벌이 수단이고 대야 같은 걸 타고 다니며 구걸을 하는 아이들이 여기저기에서 눈에 띈다. 
모든 게 불편해 보이고 풍요롭지 않은 삶인데도 의외로 이곳 사람들의 행복지수는 그 어느 나라들보다 높다고 한다. 
지나가며 보이는 가옥들 위에는 닭장도 보이고 미니 정원과 구멍가게 외 경찰서와 학교, 한국 교회 간판도 보인다. 

 

   수상가옥 마을

톤레삽 호수는 우기에 호수 면적이 3-4배로 불어났다가 건기에는 면적이 엄청나게 줄어들어 수위가 낮아진다. 
우리가 여행한 11월 중순은 건기 시작즈음 이었음에도 1미터 이상 수심이 낮아졌음을 알 수 있었다. 건기가 진행될수록 물이 빠져서 맹그로브 투어가 불가능 한때도 있다고 하니 수상마을과 맹그로브 숲을 돌아볼 생각이라면 늦어도 1월까지는 방문하는 게 낫다. 

40-50분 정도  수상가옥 마을을 지나 한 선착장에서 내려주는데 이곳은 맹글로브 숲을 둘러보는 작은 쪽배를 타는 곳이다. 언제 어디서 출발했는지 모를 관광객들이 이곳에 다 모여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맹글로브 투어 티켓은 5달러로 선셋 투어 보트 티켓과는 별개다. 일몰 감상만을 원한다면 이곳을 스킵하고 배에 그냥 있어도 되지만 개인적으로 맹그로브 숲 투어는 강추하는 곳이다.   

아마존 정글을 떠올리게 하는 맹글로브 숲을 노 저어 가는데, 뜨거운 햇살도 피할 수 있어 시원하고 정말 재미있다.
한적한 숲 사이를 작은 배를 타고 유유히 흐르는 여정은 너무도 신선하고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한배에 두세 명의 승객을 태우는 쪽배는 중간에 수상 노점이 즐비한 곳을 꼭 지나치는데 이곳은 은근 음료와 과자를 강매하는 분위기다. 
안 살 것 같으니 사공 목마르지 않겠냐며 굳이 음료를 권한다. 못 이기는 척 캔음료 두 개를 사 하나는 아저씨를 주고 하나는 J와 나눠 마셨지만 왠지 당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뒷맛이 씁쓸해졌다.
그나마 우리는 사공이 아저씨 한 명인 배를 탔지만 수많은 뱃사공들이 어린아이가 딸린 아줌마들인데, 수상 노점상들은 이 아이들을 핑계로 과자와 문구류를 사라며 강요해 난감했다는 얘기 또한 많다. 내릴 때 팁을 노골적으로 많이 요구한다는 얘기도 있고.. 너무 멋진 곳이지만 이런 것들이  이곳 맹그로브 투어의 평점을 깎아내리는구나 싶다. 

 

  

참고로 내릴 때 사공 팁은 1달러 이상 지불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1달러를 외치며 다가오는 어린아이들에게는 절대 돈을 주어선 안된다. 그렇게 해서 돈을 많이 벌게 되면 부모가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기 때문에 절대 주지 말라고 당부하는 현지 가이드들이 많다. 
20-30여분 정도 숲을 지나다 보면 어느새 눈앞에 망망대해 같은 호수가 펼쳐지고 쪽배는 호수 위의 플랫폼 같은 전망대에서 내려준다. 
여기에 우리가 처음에 타고 왔던 보트가 다른 배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일몰까지 이 곳 전망대의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거나 술을 시켜 마시며 기다릴 수 있다. 
우리는 일몰 즈음에 다시 보트를 타고 드라이버 아줌마가 이끄는 곳으로 향했다. 전망대에서 점점 멀어지더니 나름 명당자리라고 생각되는 지점에 다다르자 배의 모터를 끈 아줌마가 싱긋 웃으며 즐겁게 감상하라고 한다.     

 

매일 바라보는 노을일텐데..드라이버 아주머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주위에는 우리 같은 배가 띄엄띄엄 저마다의 자리에서 숨죽여 일몰을 기다리고 있었다.  고요한 호수 한가운데, 일렁이는 배 위에서 바라보는 스러지는 황금빛 태양은 천국의 풍경과도 같았다. 
씨엠립에서의 마지막 날.. 가장 평온하고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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